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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마약 문제 심각… 부정인식 커지고 경계심 높아져

달라스조아 0 565 2025.01.28 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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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마약 문제 심각" 89%, "처벌 수준 약해" 91%··· 부정인식 커지고 경계심 높아져/ 그래픽=강준구 기자


2022년 12월, 한국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팀은 마약에 대한 국민 인식 조사를 진행했다. 이후 약 2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강남 학원가 마약 음료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며 우리 사회에 불안감을 가져오기도 했고 유명 연예인의 마약 투약 사건이 사회적 이슈로 불거지기도 했다.


2년이 지난 지금, 국민의 인식은 어떻게 변화하였을까? ‘대한민국이 마약 천국이 되었다’는 혹자의 평가처럼 마약에 대한 수요는 증가하고, 경계심은 줄어들었을까? 한국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팀은 지난 2024년 12월 6일~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마약 문제 상황에 대한 인식에서부터 마약류와 마약류 사용자, 마약류 범죄 대응 정책에 대한 인식에 이르기까지 마약에 대한 국민 인식의 변화를 다각적으로 살펴보았다.


"우리나라 마약 청정국 아니야"(79%→87%)

전체 응답자 10명 중 9명(89%)은 현재 한국 사회의 마약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한다. 2년 전 조사에서 ‘심각하다’는 응답이 76%였던 것에 비하면 13%포인트 증가한 수치이다. 현재 대한민국이 ‘마약 청정국이 아니다’라는 응답은 87%(오래전부터 아니었다 20%, 이전에는 그랬으나 현재는 아니다 67%)로, 2년 전(79%) 대비 8%포인트 높아졌다. 마약류 구매 가능성에 대해서도 직접 국내에서 마약류를 구하고자 할 경우 ‘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사람은 86%(쉽게 구할 수 있을 것 38%, 어렵지만 구할 수 있을 것 48%)로 2년 전(77%) 대비 9%포인트 증가했다. 전반적으로 국내 마약 문제 상황이 더 악화되었다는 인식이 확인된다.


지난 2023년 4월 ‘강남 학원가 마약 음료’ 사건이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이후 청소년 마약 문제는 우리 사회의 주요 이슈로 대두됐다. 성인과 청소년의 마약 문제가 얼마나 심각하다고 생각하는지를 각각 물어본 결과, 83%가 한국 사회에서 ‘성인’의 마약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하며, ‘청소년’ 마약 문제가 심각하다는 사람도 80%를 차지한다. 성인 못지않게 청소년의 마약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인식한다.


술, 담배, 마약의 중독성, 건강 유해성, 2차 범죄 위험성을 100점 만점을 기준으로 평가하도록 한 결과, 중독성의 경우 마약(89점)> 담배(72점)> 술(61점) 순이다. 건강 유해성 또한 마약(94점) > 담배(77점)> 술(63점)로 동일한 순서이다. 2차 범죄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관련성이 적은 담배(37점)가 가장 낮은 점수를 보였고, 마약(93점)> 술(74점) 순으로 높다. 특히 마약의 경우 세 가지 항목에서 90점 내외로 가장 점수가 높아, 국민 절대다수가 마약의 위험성에 공감하고 있다.


마약에 대한 강한 부정적 인식이 확인되는 가운데, 세계적으로 합법화 논의가 가장 활발한 대마에 대해서는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도 확인했다. ‘의료 목적'(86%)과 ‘의료 및 기호 목적'(90%)의 대마 사용 합법화 모두 10명 중 9명 내외가 반대해, 대마에 대해서도 강한 거부감이 확인된다. 2년 전과 비교하면 ‘의료 목적'(77%→86%)과 ‘의료 및 기호 목적'(82%→90%)의 대마 합법화 모두 반대 비율이 증가했다.


개인적 즐거움 또는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해 약물 사용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는지 물었을 때도 마약(97%), 항정신성의약품(96%), 대마(94%), 환각성 물질(97%) 모두 유의미한 차이 없이 모두 ‘사용 의향 없다’는 응답이 높았다. 다만 나이가 어릴수록, 술을 많이 마실수록, 담배를 피울수록, 의료용 마약류 처방 경험이 있을수록 약물 경험 의향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 이들을 대상으로 한 예방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마약류뿐 아니라 마약류 사용자에 대해서도 다양한 측면에서 부정적 인식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마약 사용자는 ‘도덕성이 부족하고'(91%), ‘건강 상태가 좋지 않으며'(95%), ‘노화를 빠를 것이고'(93%), ‘인내심이 부족하다'(93%)는 의견에 10명 중 9명 이상이 동의한다. 나아가 마약 사용자는 ‘사생활이 문란하고'(87%), ‘다른 범죄 이력이 있을 것'(81%)이라는 의견에도 10명 중 8명 이상이 동의한다.


전체 응답자 10명 중 8명(81%)은 마약류의 종류와 특징을 전혀 모르고 있거나(26%) 한두 가지 이름만 들어본 것(55%)으로 나타났다. 마약 문제가 심각하고, 마약 구매 가능성 또한 높은 사회로 인식되지만, 일부에게만 익숙할 뿐 여전히 마약은 다수 국민에게는 낯설고 금기시되는 대상인 것이다. 2년 전 결과와 비교하여 살펴보면 마약류의 종류와 특징을 잘 모른다는 응답은 22년(76%) 대비 5%포인트 증가하였다. 2년 전보다 마약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일관되게 강화된 것을 고려할 때, 이러한 결과는 마약에 대해 알고 싶지도 않고 알려고 하지 않는 경향이 강화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마약 범죄 처벌 수준이 약하다" 91%

2023년 기준 '전체 마약류 사범 대비 구속된 사람의 비율'과 '마약류 사범 1심 선고 형량별 비율' 정보를 제공한 후 국내 마약류 범죄의 처벌 수준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결과, 10명 중 9명(91%)은 우리나라의 마약 범죄 처벌 수준이 약하다고 답했다. 가장 강력하게 처벌해야 하는 마약 범죄의 유형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자의 절반(48%)이 ‘마약 유통 및 밀매’를 꼽으며, 이어서 ‘마약 제조 및 생산'(33%)> ‘마약 소지 및 사용'(10%)> ‘마약 권유 및 홍보'(8%)의 순이다.


마약 범죄 수사기관을 지휘하는 일종의 컨트롤타워로서 ‘마약청’을 신설해야 한다는 데에는 86%가 동의한다. 이는 2년 전(79%) 대비 7%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마약과 마약 사용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뿐만 아니라 마약류 범죄 단속 강화에 대한 요구도 커졌음을 보여준다.


‘마약 중독자의 치료와 재활에 필요한 비용은 정부에서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과반(56%)이 동의하지 않는다. 2년 전에는 지원 동의 50%, 비동의 45%로 지원 의견이 더 높았던 것과는 상반된 결과이다. 특히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는 사람이 2년 전 대비 13%포인트 상승해, 마약류 사용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서 나아가 치료 및 재활 지원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인식이 한층 강화됐다.


국내 마약류 문제에 대한 단속 ·처벌·예방·치료 관련 정책을 제시하고 각 정책의 효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은 결과, ‘단속 강화'(93%)와 ‘처벌 및 형량 강화'(92%)가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응답이 가장 높다. 예방, 치료 및 재활 정책과 관련해서는 ‘청소년 대상 예방 교육’이 84%로 가장 높은데, 청소년 마약 문제를 성인만큼이나 심각하다고 인식하는 상황에서 그와 관련한 대응책으로 예방 교육에 대한 요구가 크다는 점이 확인된다. 한편 ‘일부 마약을 합법화하여 정부가 유통시장을 직접 관리하는 것’이 효과가 있다는 의견은 53%로 제시한 10개 항목 중 가장 낮다.


해를 거듭할수록 마약 문제가 우리의 일상을 파고드는 상황에서 지난 2년간 정부는 마약류 문제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였다. 2024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마약 관련 사업 예산은 전년 대비 203억 원 증액된 377억 원이 편성되었다. 그러한 노력 탓일까, 혹은 정말로 마약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탓일까, 2023년 한 해 동안 단속한 마약류 사범은 27,611명으로 전년도 18,395명 대비 대폭 상승했다.


그리고 국민 인식에도 변화가 있었다. ‘마약 문제는 심각하고 마약은 위험하며, 마약에 대해 알고 싶지 않고, 재활과 치료보다는 처벌과 단속이 중요하며 대마 합법화에도 반대’한다는 일련의 거부감과 부정적 인식이 2년 사이 강화됐다. 이처럼 강화된 경계심이 우리 사회의 마약 문제 개선에 어떻게 작용할지는 의문이다. 강화된 경계심을 마약에 대한 잠재적 수요가 감소한 것으로 보고 마약 문제가 개선될 것이라 기대해도 되는 것일까? 아니면 마약이 우리 일상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는 반증으로 보고 관리를 강화해야 하는 것일까? 마약 청정국으로서의 지위를 되찾기 위해 강화된 국민의 경계심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정종현 한국리서치 연구원 ⓒ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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