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가 뇌종양인데 수술비가 2000만원이어서... 안락사 고민 중" 글의 대반전
[블라인드]
2000만원 수술비가 아까워 금쪽같은 '자식'을 떠나보내려 한다는 사연에 누리꾼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런데 허탈한 반전이 숨어 있었다.
최근 직장인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친구네 아가가 뇌종양인데 수술비가 2000만원이라 고민된다고 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 씨는 "(수술) 안 하면 길어도 6개월이라며 (친구가) 엄청 울면서 전화 왔다"며 "(아이가) 이제 7살인데"라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그런데 나 같으면 (수술) 그냥 안 할 거 같다"며 "2000이 장난도 아니고 수술해도 재발 안 한다는 보장도 없고"라는 상식 밖의 훈수를 뒀다.
글을 접한 누리꾼들이 "이걸 고민해?"라며 스크롤을 내리던 순간 뜻밖의 후반 문장이 기다리고 있었다.
[블라인드]
A 씨는 "이 아이는 (견종인) 리트리버인데 유전적으로 뇌종양이 많이 생기나 봐"라며 "너무 슬프다. 나도 하루 종일 울고 있어"라고 뒤늦게 문제의 핵심을 설명했다.
아이의 정체가 사람이 아닌 개였던 것이다.
누리꾼들은 "아가라고 쓰지 말고 개라고 써라", "세상이 왜 이렇게 됐지", "진짜 슬퍼하는 거 맞냐", "개짜증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해당 글이 8살 아이가 화재 현장에 있다는 여성의 구조 요청을 거절한 소방관의 사연을 연상케 한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5월 블라인드에는 '어떤 아주머니가 저를 신상 공개하겠다고 합니다'라는 소방관 B 씨의 글이 올라왔다.
B 씨는 "오래된 원룸 건물에 화재가 나 주민을 대피시키고 진화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어떤 아주머니가 펑펑 울며 자기 아이가 있는데 빨리 구조해달라고 했다"며 "나이가 8살인 아이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이가 학교 갈 시간이라 이상해 물어보니 사람이 아니라 고양이라고 했다"며 "그때 진입을 하면 정말 죽을 것 같은 상황에다가 아이면 감수하겠지만, 고양이라 안 들어갔다"고 전했다.
B 씨가 너무 위험해 안 된다고 얘기해도 아주머니는 막무가내로 구해내라고 소리쳤다. 직무 유기라며 소방서에 전화해 신상 공개하겠다고 겁박하기도 했다.
안준영 기자 ©위키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