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텍사스 경제, ‘극한 폭염’에 흔들릴 수 있다
북텍사스를 덮친 이례적인 폭염이 단순한 불쾌지수 상승을 넘어 지역 경제 성장에 장기적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달라스 연준과 퍼리먼그룹(Perryman Group) 등 연구기관에 따르면, 최근 수년간 지속되는 고온현상이 노동력, 인프라, 공공보건 등에 다각도로 영향을 미치며 텍사스 경제 전반에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특히 북텍사스는 폭염에 가장 취약한 도시권 중 하나로 꼽히며, 폭염 피해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달라스 연준은 2023년 텍사스에서 기록된 폭염으로 약 240억 달러 규모의 GDP 손실이 발생했다고 추정했다. 이는 주 전체 경제성장률의 약 1%에 해당하는 수치다. “텍사스는 여름 평균기온이 높기 때문에, 기온 상승에 따른 경제적 충격도 다른 주보다 두 배 이상 크다”는 분석도 함께 제시됐다.
퍼리먼그룹 역시 2023년 텍사스의 실질총생산이 약 95억 달러 감소했으며, 2050년까지 누적 손실은 최대 4,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 수치에는 의료비, 생산성 저하, 농업 수확량 감소, 금융·보험 산업 위축 등이 포함된다.
2024년 여름, 달라스카운티에서는 최소 8명이 폭염으로 사망했고, 1,123건의 열 관련 질환으로 응급실을 찾았다. 2023년에는 이보다 더 심각해 2,250건 이상이 보고됐고, 사망자도 31명에 달했다. 응급실 내원자 중 약 80%는 18세에서 64세 사이의 노동 가능 인구였다.
폭염에 특히 취약한 업종은 건설, 운송, 정비, 공공안전 등 야외에서 활동하는 직종이다. 달라스-포트워스 지역의 노동자 중 약 4분의 1이 야외 업무에 종사하고 있으며, 무더운 날씨로 인한 업무 중단은 곧 소득 감소로 이어진다. 특히 이들 중 다수는 흑인과 히스패닉 계층으로 구성되어 있어, 열악한 노동 환경이 사회적 불균형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동자 보호 조치는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2023년, 주지사 그렉 애벗은 오스틴과 달라스 등 일부 도시의 ‘근로자 수분공급 의무 조례’를 무력화하는 HB 2127 법안에 서명했다. 해당 법은 “일관된 규제 체계 필요성”을 이유로 들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지역 차원의 안전 조치를 제한했다는 지적이다.
미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국립해양대기청(NOAA)이 발표한 ‘열 건강 지수’에 따르면, 달라스의 일부 ZIP 코드 지역은 미국 전체에서 가장 폭염에 취약한 지역 상위 10%에 속한다. 기저 질환, 소득, 주거 환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고온에 의한 건강 위험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임시 그늘막 설치나 업무 시간 조정 등을 통해 나름의 대응을 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보행 친화적 주거지 조성, 에너지 효율 주택 리모델링, 전력망 부담을 줄이는 기술 도입 등이 포함된다. 도시 차원에서는 냉방 센터 운영이나 지역 커뮤니티 단위의 경고 시스템 등 공공 안전망도 강화되어야 한다.
북텍사스가 경제 중심지로서의 위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폭염이라는 기후 리스크에 대한 체계적인 대비와 정책적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