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국내선 이민단속, 달라스도 안심 못한다”
이민자 출신 대학 교수, DFW 국제공항서 ICE 요원들에 체포
미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의 공항 내 이민 단속이 국내선 승객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달라스에서 ICE가 대학 강사를 체포하는 일이 발생해 한인들의 주의가 요망되고 있다. 휴스턴 크로니클의 보도에 따르면 메릴랜드대 약학대학 소속 강사가 DFW 국제공항에서 연방 이민세관단속국에 체포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메릴랜드대 약학대학 강사인 버하누 키브레트(Berhanu Kibret) 박사는 지난 7월21일 미국약학대학협회(American Association of Colleges of Pharmacy, AACP) 회의 참석을 위해 달라스를 방문한 뒤 DFW 국제공항에서 ICE 요원들에게 체포됐다. 그는 행사 기간 중 ‘올해의 교수상(Teacher of the Year)’을 수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국토안보부(DHS)는 4일 CBS 볼티모어에 보낸 성명을 통해 체포 사실을 확인했다.
국토안보부는 성명에서 “2026년 7월21일 ICE는 에티오피아 국적의 불법체류자 버하누 게레수 키브레트를 체포했다”며 “그는 2021년 6월 21일 미국에 입국했으며, 비자는 2024년 5월31일 만료됐다. 비자 만료 이후에도 미국을 떠나지 않아 체류 신분을 위반했으며, 현재 이민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ICE에 구금된 상태”라고 밝혔다.
키브레트 박사는 현재 오클라호마시티 북서쪽에 위치한 다이아몬드백 교정시설에 수감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체포는 최근 미국 공항에서 ICE의 이민 단속이 강화되는 가운데 발생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7월 보도를 통해 최근 수주 동안 미국 공항에서 최소 15명이 ICE에 의해 체포됐다고 전했다.
또한 휴스턴의 벨레어 고등학교 18세 학생 알림 가리포프(Alim Garipov) 역시 지난 7월17일 휴스턴 하비 공항에서 ICE에 체포됐다. 그는 콘로에 소재한 ICE 구금시설에서 72시간 이상 구금됐다. 가리포프는 2022년 5월, 14세 때 러시아에서 미국으로 입국했으며, 6개월 비자로 입국한 직후 망명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 휴스턴 공항서 한인 남성 불시 검문
최근에는 휴스턴 공항에서 보안검색을 마친 한인 승객이 탑승 게이트 앞에서 다시 신분 확인을 받고 영주권 제시를 요구 받은 사례까지 나왔다. 조지아주 스와니에 거주하는 한인 김모 씨는 지난달 30일 휴스턴 공항에서 테네시주 내슈빌행 항공편을 기다리던 중 미 연방 교통안전청(TSA) 직원들로부터 ‘무작위 보안 점검’(Random Security Check)을 받았다.
김씨에 따르면 TSA 직원들은 이미 보안검색을 마친 승객들의 탑승권과 신분증을 다시 확인했으며, 일부 승객에게는 국적과 체류 신분까지 질문했다.
김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직원이 티켓과 신분증의 이름이 일치하는지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한 뒤 국적과 비자 신분을 물었다”며 “영주권자라고 답하자 영주권을 증명할 수 있는지 확인했고, 영주권 카드를 제시한 뒤에야 탑승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초 만석이었던 항공편이었지만 무작위 점검 이후 몇몇 좌석이 비어 있는 상태로 출발했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내 주요 공항에서 비자 체류 기간을 초과한 외국인과 일부 미국 시민권자의 배우자까지 체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단속이 TSA와 ICE 간 정보 공유 확대에 따른 결과로 보고 있다. TSA가 항공기 승객 정보를 ICE와 공유하면, ICE는 이를 토대로 추방 명령이 내려진 대상자를 공항에서 체포하는 방식으로 단속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미국에는 비자 체류 기간을 넘긴 채 체류하는 외국인이 수십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비자 연장이나 영주권 심사를 진행하면서 취업허가를 받은 상태로 미국에 머물고 있지만, 법적 지위가 불안정한 경우도 적지 않다.
NYT는 과거에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한 비자 초과 체류자가 우선적인 단속 대상이 아니었지만, 대규모 불법체류자 단속을 추진하는 현 행정부에서는 단순 체류기간 초과도 적극적인 단속 대상으로 간주되면서 공항에서의 체포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민 전문 변호사들은 국내선을 이용하는 합법 체류자들도 자신의 체류 자격을 입증할 수 있는 서류를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미국 이민법상 신분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소지하는 것이 원칙이다. 영주권자는 영주권 카드를, E-2 투자비자나 주재원 비자 등 비이민비자 소지자는 여권과 유효한 I-94(출입국 기록)를 함께 지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체류 신분 연장 신청이 진행 중이라면 승인 결과가 나올 때까지 국내선 항공편 이용도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이 좋다. 출장 등 불가피한 일정이 있다면 회사와 협의해 이민국 급행심사(Premium Processing)를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영주권 카드나 이민 서류 원본을 휴대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최소한 사본이라도 소지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이민 전문 변호사들은 조언한다.
◎ 한국 국적 불법체류자 14만 2천명
이처럼 미국 공항 내 이민 단속이 국내선 승객으로까지 확대되면서 적잖은 수의 한인들이 당분간은 항공편을 이용해 국내 여행을 할 수 없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러한 분석의 배경에는 최근 발표된 미국 내 한국 국적 불법체류자가 14만 명을 넘는다는 보고서가 근거로 작용한다.
비영리 이민정책연구소(Migration Policy Institute)가 발표한 최신 추산에 따르면 2024년 중반 기준 미국 내 한국 국적 불법체류자는 약 14만2,000명으로 추산됐다. 이는 2023년의 11만6,000명보다 2만6,000명(22%) 증가한 규모다.
MPI 자료에 따르면 미국 내 한인 불법체류자는 2013년 19만2,000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감소세를 이어왔다. 2019년에는 17만3,000명, 2023년에는 11만6,000명까지 줄었으나 지난해 다시 14만명을 넘어서며 증가세로 전환됐다. 다만 연구소는 한인 불법체류자가 다시 늘어난 원인에 대해서는 별도의 분석을 제시하지 않았다.
보고서는 미국 전체 불법체류자 규모도 역대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고 분석했다. MPI는 2024년 기준 미국 내 불법체류자가 약 1,58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연구소는 바이든 행정부 시절 미국·멕시코 국경을 통한 이민자 유입이 크게 늘어난 데다 인도주의적 임시입국 허가 프로그램 확대가 전체 불법체류자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했다. 특히 중남미 출신 불법체류자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법체류자가 증가하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는 대규모 이민 단속과 함께 자진 출국 프로그램인 ‘프로젝트 홈커밍(Project Homecoming)’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연방 국토안보부 내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16일 기준 프로젝트 홈커밍을 통해 자진 출국한 불법체류자는 한인을 포함해 약 13만2,000명에 달했다. 또한 약 7만명이 추가로 출국 절차를 신청한 상태여서 자진 출국자는 조만간 2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출처 : 주간 포커스 텍사스(https://www.weeklyfocustx.com)








